무대에서 들려오는 선율이 왠지 익숙했다. 니코스는 이 음악의 장르가 그리스의 블루스라고도 불리는 ‘레베티카Rebetika’라고 했다. 아테네 피레우스Piraeus 항구에서 시작된 이 음악은 하층민들의 가난과 사랑을 노래한다. 1922년 터키와의 전쟁 이후 삶의 터전을 잃고 강제 이주된 사람들이 항구 주위에 몰려들었고, 이들의 설움과 애환을 담은 레베티카는 식당과 선술집 사이에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1950년대, 전성기를 맞아 그리스의 대표적인 대중음악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나는 이 음악이 귀에 익었던 이유를 금방 깨달았다. 마리 차에는 항상 이맘 발디Imam Baildi라는 그리스 밴드의 음악이 흘러 나왔는데, 이 젊은 감각의 음악은 레베티카에 힙합과 룸바 같은 리듬을 더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것이었다. 이맘 발디는 2005년 첫앨범 발매 이후 유럽을 강타하고 지금도 그리스, 터키, 독일, 북유럽 등지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 인기 그룹이다.


 





한참 흥이 무르익자 니코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두 팔을 벌리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영화 <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오는 조르바 댄스였다. 광장에 모인 주민들은 함께 박수로 박자를 맞추고, 관광객들은 연신 사진을 찍어대며 한층 분위기를 돋웠다.


아빠와 딸이 버전을 달리 한 그리스 대중음악을 듣는 모습, 세대를 넘어 각자의 방식대로 그리스의 문화를 이어가는 그들의 모습이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이런 모습이 역사의 부침 속에서도 그리스 문화가 죽지 않고 살아남은 비결일 것이다. 오래된 전통 양식과 이웃을 소중히 여기는 그리스 사람들. 지금은 경제위기를 겪고 있지만 저력 있는 그리스 민족이 다시 일어서서 건강한 공동체를 회복시켜 나가리라는 나의 바람과 믿음의 근거 역시 그리스가 ‘공동체 중심사회’라는 사실에 있다.


<산토리니, 주인공은 너야> 음악회에서 만난 조르바 댄스 中









Posted by 샨티퀸 트랙백 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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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김포처자 2015.04.06 23:54 신고

    글을 읽으니 다른곳으로의 여행이 늘 그리워지는 이유가 분명해지는구나. 그건 이국적인 정취도 아니고, 새로운 경험을 체험하려고 하는것도 아니였다는 걸. 자유로운 공기가 다시 그리워지는 밤이네. 끈끈한 가족의 정은 있되, 마음껏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니코스패밀리. 멋진 친구를 둔 그대도 역시 멋지다는!

  2. addr | edit/del | reply 샨티퀸 2015.04.07 11:16 신고

    김포여신님 오셨네요. Imam Baildi 음악 강추드려요. 가족을 대체할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요 :)

  3. addr | edit/del | reply 샨티퀸 2015.04.07 12:43 신고

    참! 김포여신님, 니코스에게 남긴 지갑이 바로 우리의 쌍둥이 한국 전통 문양의 장지갑, 다시 사러 인사동에 갔는데 가격이 거의 50%나 올라서 그냥 왔어요. 나중에 사진 한장 찍어 보내주시길! 추억으로 간직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