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을 따라 들어갔더니 거의 수직에 가까운 벼랑 아래로 파란 에게 해가 빗질이라도 한 듯이 잔잔하게 펼쳐져 있었다. 나는 이미 그림 같은 풍경 속으로 들어와 있었다. 사진으로 봐왔던 하얀 집, 파란 대문, 교회 종탑, 둥근 지붕, 좁은 골목, 키 높이가 다른 계단 하나하나가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서서 예술 조각 같은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다."



"식당 주인은 주문한 그릭 샐러드와 맥주 한 병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빵 바구니를 그 옆에 내려놓았다. ‘최고의 서비스란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보여주기로 작정이라도 한 듯이 산뜻한 표정과 경쾌한 몸짓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앉아보고 싶어 할 정도로 경치 좋은 레스토랑임에도 커피나 맥주 한 병을 앞에 두고 장시간 앉아 있는 손님들을 향해 불편한 기색도 없이 다가와 사진을 찍어주며 정감 있는 눈인사를 건넨다. ‘지금 이 순간의 주인공은 바로당신이에요.’라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비수기가 되면 문을 닫고 여행이나 일을 찾아 떠나야 하는 섬사람들의 사정을 전해들은 나는, 어쩌면 이들의 환대 속에는 이 외딴섬을 잊지 않고 찾아와 준 여행객들에 대한 고마움이 깃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한 하루’라는 단막극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다. 너른 마당 같은 바다를 배경 삼아 하얗게 단장한 무대가 꾸며지고, 그 위에 예쁜 소품들이 세팅되었다. 배우들은 잰 걸음으로 움직인다. 저마다 맡은 배역에 따라 그리스 현지인들은 최고의 서비스를 베풀고, 관광객은 한껏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기꺼이 배경이 되어 준 풍경과 사람들 덕에 산토리니라는 무대 위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저문 해를 품은 고요한 바다를 바라보며 나의 오늘 하루도 누군가의 행복을 방해하지 않는 작은 소품이자 풍경이었기를 바래본다."


<산토리니, 주인공은 너야>,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에요 中





Posted by 샨티퀸 트랙백 0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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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히티틀러 2015.04.10 14:09 신고

    여름철에는 정말 미리미리 예약해둬야겠네요.
    도미토리가 30유로라니;;;
    낮의 광경도 멋있지만, 저녁 무렵 해질 때가 더 멋있네요.

    • addr | edit/del 샨티퀸 2015.04.13 22:03 신고

      6,7,8월이 성수기이고요. 5월, 9월은 날씨도 좋고 그다지 높지 않은 비용으로 여행할 수 있다고 하네요. 그래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이란 수식이 그냥 붙은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히티틀러님 반갑습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단적비 2015.04.10 16:37 신고

    정말 이곳의 풍경을 볼따마다 입이벌어지는거같아요

    • addr | edit/del 샨티퀸 2015.04.10 21:45 신고

      하늘, 바다, 칼데라, 햐인 집이 어우러진 산토리니 풍광은 단연 독보적인 것 같아요. 단적비님 반갑습니다.

  3. addr | edit/del | reply 이지은 2015.04.10 17:50 신고

    우리 형님께서 상화 사진보고 멋지다 하심~~ 4월이 가기전에 강남서 함 보자고~~

  4. addr | edit/del | reply Kayle 2015.04.12 00:28 신고

    샨토리니에 가면 새하얀 원피스를 입어줘야죠~! ㅎㅎㅎ

    • addr | edit/del 샨티퀸 2015.04.12 09:40 신고

      안타깝게도 제 배낭 속엔 새하얀 드레스도 파란색 드레스도 없었답니다^^ 반갑습니다 케일님!

  5. addr | edit/del | reply Gyugeun Lim 2015.04.14 22:13 신고

    그대는참으로멋지네요.
    조은곳에조은걸갖는군요.
    이뻐요.
    여유롭군요.

    • addr | edit/del 샨티퀸 2015.04.15 00:28 신고

      산토리니 덕분에 저까지 예뻐보이시나 보네요. 감사합니다. :) 그리고 반갑습니다. 필립님!

  6. addr | edit/del | reply 아 해 2015.04.15 14:46 신고

    아....정말 떠나고 싶네요..

    • addr | edit/del 샨티퀸 2015.04.15 15:20 신고

      안녕하세요! 아해님 블로그 음악이 너무 좋아서 계속 창 띄어놓고 있답니다. 오늘은 볕이 좋네요^^

    • addr | edit/del 아 해 2015.04.15 16:03 신고

      아 네 ㅎ 제가 좋아하는 노래만 모아놓은건데 급하게 해서 ㅎㅎ 더 정성스레 올려야겠어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