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탄생석이기도 한 문스톤은요. 여행자를 수호하는 보석이래요.

자비로운 영혼이 담겨 있어서 좋은 미래를 가져다 준대요>


문스톤! 내 새끼손가락에 달 한 조각이 있다. 검은 매듭에 단단히 감싸여 있다. 어스름한 곳에 있으면 투명한 블루가 오묘한 빛과 함께 올라온다. 신비롭다. 보석의 모양새가 계란, 또는 외계인의 머리 같이 생겼다며 나 혼자 히죽 웃는다. 반지를 만들어 준 아티스트는 내 친구 까밀라! 나는 까밀라를 미용실에서 처음 만났다. 그녀는 나의 헤어 디자이너였다. 


나는 미용실 가는 것을 주저하는 사람이다. 단지 파마를 하고 싶은데 미용실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어머! 염색도 하셔야겠어요. 머릿결이 많이 상해서 트리트먼트도 좀 해줘야 하고요.” 뭐 이런 식이다. 


친구가 까밀라를 소개해줬다. "멕시코에서 오래 살다 온 언니이고, 내부 인테리어를 직접 했는데 색감이나 소품이 딱 니가 좋아할 스타일이야" 그렇게 지나가다 들렸던 미용실에서 “파마 좀 할까 해서요.”라고 말했는데, 언니는 “파마 안하셔도 되겠어요. 지금 웨이브가 참 예뻐요. 그냥 컷트만 하시는게 어때요?”라고 말해줬다. 그때 나는 어떤 '순수함'에 감동을 받았던 것 같다. 부스스한 머릿결과 듬성듬성한 새치로 타박 한마디 듣지 않고 무사히 그리고 만족스럽게 컷트만 하고 나올 수 있었다.  



<마지막 까말라 손길이 닿았던 내 머리 으하하! 나 변태같아>


그 뒤로 나는 계속해서 까밀라를 찾았다. 하루는 이런 일도 있었다. 팔에 종기가 나서 홍대의 한 피부과를 찾았는데, 레이저 시술을 하거나, 아니면 대학 병원에 가서 조직검사를 해 보라고 했다. 아니 뭐 이 정도로 조직검사까지! 하는 마음에 나는 레이저 시술을 받기로 했다. 시술 후에는 한 달 가량 물에 닿으면 안 된다고 하길래, 한창 수영 중이던 나는 수영 강습기간이 끝나는 3주 뒤에 다시 오겠다고 하고 병원을 나왔다. 


그리고 3주쯤 지났을 때 병원에서 문자가 날라들기 시작했다. 병원 내원을 알리는 메시지인가 싶어 확인했더니, ‘피부 재생, 보톡스, 박피' 이런 피부관리 할인 광고로 가득했다. 이런 얘기를 들려줬더니, 까밀라가 말했다. “그래서 저는 피부과 갈 일이 있으면 피부 비뇨기과에 가요!” 그 날 나는 일기까지 써가며, 그녀의 재치와 지혜에 감탄했다.  




<까말라 세계여행을 앞두고 열린 미용실 클로징 파티>


그랬던 그녀가 어느 날 남편 범과 함께 긴 여행을 떠났다. 495일 동안. 여행에서 돌아온 그녀는 서양매듭인 마크라메에 푹 빠졌다고 했다. 그리고 공방 카페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그 뒤로 나도 6개월 동안 잠시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에서 돌아와 우리의 만남은 새로운 장소에서 시작됐다. 망원시장 안에 남편 범과 까밀라 이름을 딴 버밀라라는 공방카페를 새로 연 것이다. 가구도 직접 만들고 인테리어도 모두 손수 했단다. 게다가 망원시장 이층이라니! 정말 혁신적이다. 시장 상인들의 사랑방이기도 하고, 생활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이 되기도 하고, 나 같은 한량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쉼터다. 한마디로 망원시장 속 오아시스!!!  






겨울에 여행에서 돌아온 나는 버밀라에서 생일파티도 하고, 곧 결혼할 친구 영주의 프로포즈도 이곳에서 함께 준비했다. 그리고 상반기 동안 버밀라에서 열린 핸드메이드 마켓에서 친구 민영이가 직접 만든 옷과 가방도 처음 팔아보았다. 버밀라가 없었으면 여행 후 일상으로 돌아오는 길은 훨씬 더디었을 지도 모른다. 


행복은 사람과 사람 사이 있다고 생각한다. 함께 한 시간들이 쌓여 두툼해지는 그런 관계를 좋아한다. 차 소리 안 들리는 숲도 바다도 없는 이 각박한 서울을 아직 떠나지 않는 이유도 사람과 그들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이야기 속에 있을 것이다.

  

오늘도 직접 담근 과일청으로 만들어주는 에이드 한잔 마시러 나가봐야지! 이건 비밀인데, 가끔씩 취향에 따라 보드카도 원샷! 아니 투샷!!까지 투척해 주신다.  :) 




<맛있는 커피와 에이드를 타주시는 버밀라 카페 바깥양반 범!>



덧: 버밀라가 운영하는 블로그도 방문해 보시고. 꼭 놀러가 보세요!

망원시장 속 다이소 2층에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bumilla



Posted by 샨티퀸 트랙백 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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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Gyugeun Lim 2015.06.18 15:13 신고

    쌴티퀸님 본 모습인가요.
    반갑습니다.

    이쁜 쌔끼 ~
    손가락 ~

  2. addr | edit/del | reply 샨티퀸 2015.06.19 00:32 신고

    손가락 예쁘다는 칭찬은 처음 받아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