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처럼 살겠습니다.


“엄마 오늘 저녁은 뭐 먹을까? 인도, 태국, 스페인, 멕시코 어떤 거 먹을래?”

“스페인은 지난번에 먹어봤으니까 오늘은 멕시코 음식 먹으러 가보자.”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감추지 않는 엄마를 보는 건 언제나 즐겁고 감사한 일이다. 


동생들 학교 보내려 어려서부터 공장 다니며 일하셨던 우리 엄마. 그리고 오남매를 힘겹게 키우신 우리 엄마. 그런데도 우리에게 엄마는 희생의 아이콘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멋을 포기하지 않았고 인생을 즐기셨다.   


벌써 십년도 더 전, 아빠가 돌아가시고 처음 맞은 기일에 자매들이 모여 앉았다. 누가 먼저 꺼낸 이야기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우리 모두 한 목소리로 강하게 긍정한 한 마디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나는 엄마처럼 살고 싶어!”였다.





엄마는 여행 안 해도 되는 사람이 아니랍니다.


2012년 6월.이직을 하게 되면서 보름이라는 시간을 벌었다. 직장인의 여행은 돈보다 시간이 더 귀하니까.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여행 계획을 세웠다. 파리와 바르셀로나. 각각 일주일씩!! 


돌아갈 일터가 있다고 생각하니, 여유가 생겼다. 이제야 엄마 얼굴이 떠올랐다. 


“엄마 나랑 다음주에 유럽여행 갈래?”

“다음 주 약속이 있는데, 그거 미룰 수 있는지 확인하고 얘기해줄게.”


괜찮다고 할 줄 알았는데 조금은 의외의 반응이었다. 

그렇게 엄마와 나는 떠나기 이틀 전에 표를 끊고 파리와 바르셀로나로 보름간 여행을 떠났다.


여행에서 돌아와서 엄마가 말했다. 

“이제 됐어. 이제 더 이상 여행갈 필요 없어. 나중에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한번 다녀오면 되겠어. 사실 너 돈 없는 것도 알고, 엄마도 별 생각 없었는데 한번 안 간다고 하면 엄마는 여행 안 해도 되는 사람인 줄 알고 다시는 가자는 소리 안할까봐 그래서 따라간 거야.”


네, 기억할게요. 엄마는 여행을 안 해도 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함께 해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엄마!


여행 전 엄마는 병원 신세를 지셨던 터라, 나는 엄마를 극진히 모셔야 했다.  

내내 일정을 짜고 엄마를 살피다보니 기록 한줄 남기지 못했다. 

다행히 엄마는 내가 부탁한 대로 매일 일기를 쓰셨다.  



2012년 6월 8일부터 21일 이주동안 엄마와 함께 한 파리와 바르셀로나 여행

엄마의 일기장을 공개합니다. 기대해 주세요 :)





2012 6 8일 / 엄마의 일기장 中

난생 처음 외국에 나가본다. 그곳은 프랑스 파리. 비행기를 11시간 타고 내리니 숙소 안내하는 아줌마가 왔다. 또 차타고 1시간 정도 또 타고 왔다. 저녁이 되어 처음으로 프랑스 식사를 한다.












Posted by 샨티퀸 트랙백 0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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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히티틀러 2015.07.23 01:28 신고

    어머니와 둘이서 여행이라니, 정말 부럽네요.
    저도 어머니께서 더 나이드시기 전에 둘만의 여행을 떠나서 추억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들어요.

    • addr | edit/del 샨티퀸 2015.07.23 13:10 신고

      히티틀러님, 터키 여행기 잘 봤습니다. 모전여전! 히티틀러님 만큼 어머니도 여행을 즐기실 겁니다. :)

  2. addr | edit/del | reply 이지은 2015.07.23 06:08 신고

    기대하고 말고요~~~더운데 화이팅!!

    • addr | edit/del 샨티퀸 2015.07.23 13:11 신고

      여름은 원래 더워 죽겠네 죽겠네~ 몇번 해야 지나가는 것 같아요! 언제나 고마운 지은언니!

  3. addr | edit/del | reply Lalla-yona 2015.07.23 08:47 신고

    아...뭔가 뭉클하네요. 활짝 웃는 미소에 두 모녀 사진이 너무 아름답네요. 후기 기대합니다.

    • addr | edit/del 샨티퀸 2015.07.23 13:25 신고

      엄마의 일기장 기대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주스의 여행 다이어리 종종 놀러갈게요 :)

  4. addr | edit/del | reply 2015.08.04 11:36

    비밀댓글입니다

  5. addr | edit/del | reply 샨티퀸 2015.08.31 12:38 신고

    기사 잘 봤습니다. 이번 취재에 응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더 적절한 사례와 인연을 찾아 좋은 기사 써주셔서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