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16일, 엄마의 일기장 中


스페인 바로셀로나 전통시장에 들렀다. 여기가 제일 큰 시장이란다. 그리고 시내 광장 옆에는 아름다운 바다가 있다. 조금 늦은 저녁에 분수 불꽃놀이를 한다. 점심을 바닷가 식당에서 해산물 볶음밥을 먹고 차도 마시고. 아름다운 항구도시다.

9시부터 하는 공원 분수쇼를 보러갔다많은 관광객이 몰려왔다. 참으로 아름답다. 오색찬란한 빛깔. 쳐다보고 있으니 하루 피로도 풀리고 황홀한 기분에 밤 가는 줄 모른다. 숙소에 오니 밤 12시가 다 된다











6월 중순인데도 제법 쌀쌀했던 파리에 비해, 바르셀로나는 정말 해가 짱합니다. 엄마는 파리 벼룩시장에서 산 얇은 반팔옷을 꺼내 입으셨고, 저도 바로 여름옷으로 바꿔 입었지요.


숙소에서 나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바르셀로나의 부엌, 보케리아 시장입니다. 온갖 채소, 과일, 육류 등의 식료품 사이로 카페, 스탠드바가 줄지어 있습니다. 먼저 컵에 든 과일을 사들고 입에 물었습니다. 시장 구경을 마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로 불린 람블라스 거리를 지나 포트 벨까지 다다랐습니다. 헤맬 일도 없는 명료한 동선을 따라 바르셀로네타 해변까지 닿았습니다. 

 

런데 왠일이지요. 엄마의 표정은 시큰둥하니 별 감흥이 없어 보입니다. 




아마도 숙소 때문일 거예요. 출발 이틀전 비행기표를 끊었을 정도로 아무 준비없이 왔으면서 제가 좀 과한 욕심을 부려 이색 아파트를 예약하고 온 겁니다. 충분히 매력있는 공간이었지만, 청소상태나 편의성은 좀 떨어졌고요. 예약관리자와 열쇠 전해주시는 분 사이에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있어 체크인 하는 과정에서부터 한참 진을 뺐더랬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시던 엄마 마음이 편치 않으셨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취향의 문제이겠지요. 파리를 너무 좋아했던 엄마는 길거리의 할머니 옷차림만 보고도 감탄을 하곤 했습니다. 낮은 채도의 색으로 맵시나게 단장한 파리지엥이 엄마 취향이었다면, 화려한 타투와 피어싱, 알록달록하고 주렁주렁한 길거리 패션의 젊은이들을 보는 것이 엄마에게는 다소 이질적으로 다가온 모양입니다. 급기야 일주일이면 족한데 왜 굳이 바르셀로나까지 왔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답니다. 이쯤되면 엄마와의 여행에 위기가 찾아온 셈이지요. 하하





그래도 분명 포트벨에 내리쬐는 태양과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는 순간, 그리고 몬주익의 화려한 분수쇼가 펼쳐지는 동안에는 엄마의 얼굴도 환해졌습니다.  


늦은 시각 숙소로 돌아온 저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했습니다. 저야 뒷골목에 앉아 타파스와 맥주 한잔만으로도 하루종일 멍을 때릴 수 있지만, 우리 부모님 세대는 시간이나 돈을 '허투루' 써 본 일이 없으시잖아요. 엄마에게는 뭔가 굵직한 관광일정이 필요한 시점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혼자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한국어로 진행되는 가우디투어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결과는요, '엄마는 바르셀로나를 좋아해'로 전환 프로젝트! 작전 대~성공이었습니다. :)


Posted by 샨티퀸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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