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산토리니, 주인공은 너야> 인세를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친구들에게 한 턱 쏘기도 하고,

책 몇 권을 사들고 제주로 향했습니다. 


제주가 그리고 제주를 닮은 사람들이  

언제나 제게 위로를 주었던 것처럼 저도 그들에게 작은 선물을 하고 싶었거든요.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책 본문에도 언급한 대평리입니다.


새롭게 단장한 많은 카페들이 있지만

저에게는 여전히 물고기 카페가 가장 아늑합니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이 공간이 저는 참 좋습니다.



그리고 티벳풍경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에서 하룻밤 묵고나면, 화려하고 자유롭기만 할 것 같은 이곳이 얼마나 평화롭고 조화로운 곳인지 몸소 알게 된답니다. 동시에 시간이 지나도 이곳에 한결같은 질서와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주인장 사리언니의 내공에 은근한 감동이 밀려올거에요. 

두번째 사진은 새로운 실험공간 저지리!




사리언니가 데려다 준 사진 찍는 진선씨와 노래하는 빵(방성원)님의 공간.

이름하여 김진선갤러리! 

진선씨의 사진과 빵님의 노래는 

낮은 돌담과 바람에 뉘인 들꽃을 닮았지요.  


따뜻한 볕 아래 일상을 수놓은 예술 공간에 앉아있으니,

작년 이맘때 오래 머물던 스페인 그라나다의 집시들의 언덕 사크라몬테가 문득 그리워지더라구요.

아래 사진은 티벳풍경 사리언니와 함께 한 저지리 삼시세끼! 

 



나는 제주를 떠올렸다. 지칠 때마다 대평리에 가면 ‘물고기’ 카페가 있고, 게스트하루스 ‘티벳풍경’의 사리언니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마음 한편이 든든해졌던 것처럼, 이스탄불 젊은이들도 토템의 시벨이나 한 리조트의 귤덴 이야기를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있는 것이리라 짐직해 보았다. 


도시의 치열함과 각박함을 떠나 각자의 삶과 예술을 꽃피우기 위해 자연 속으로 모여드는 사람들. 자신만의 속도를 유지하며 삶의 양식을 만들어나가는 일은 시스템에 기대 사는 것보다 몇 곱절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만 가능할 것이다. 그럼에도 상사의 지시가 아니 내면의 소리를 따르고, 권위자가 심어놓은 생각이 아닌 자신이 보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견해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삶은 그 자체로 빛이 난다. 나도 그들을 힘껏 응원한다.


<산토리니, 주인공은 너야> p.167




이어서 찾은 곳은 제주 앤트러사이트.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반가운 인사가 있기 때문이지요.


영화 <카모메식당>의 사치에의 기분 좋은 인사처럼!

“오셨어요!” 군더더기 없는 그녀의 싱그러운 인사를 만날 수 있어요. 

퇴고할 때 신세를 지어 책이 나오면 꼭 보내주겠다 한 약속을 이제야 지켰네요. 





마지막으로 동쪽 종달리에서 소심한 책방을 돕고 있는 요정님을 찾아갔습니다. 

홍대 작업실에서 마지막으로 뵙고 몇해 전 제주 하도리에서 극적으로 재회를 했드랬죠. 

이제 막 책방을 떠나셨을 신비 속 요정님께 <산토리니, 주인공은 너야>가 마지막으로 배달되었습니다.

다음에 우린 어디에서 만나게 될지 사뭇 기대가 되네요. 


잠시 다녀오려고 길을 나섰는데, 

이주가 넘도록 제주에 머물다 왔어요.

멀리 떠날 수 없을땐,

제주가 있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에서 선물받은 엽서를 머리맡에 붙여놓고

빵님의 노래를 듣고 있으니

마음은 아직 제주에 있네요! :)





단벌 냄새,

빵꾸난 양말, 노 메이크업

가진게 덜할수록 여행길이 편하기에

덜 가진게 부끄럽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고 자유롭기에

가난한 나는 자꾸 여행을 떠나려는지 모르겠다.

-제주 일기 中-





Posted by 샨티퀸 트랙백 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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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2015.11.24 15:41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