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1.11
데칸고원 2편-엘로라

엘로라, 아잔타, 로너르 모두 만두처럼 데칸고원이 빚은 예술지대다.

엘로라 석굴 사원군은 불교, 힌두교, 자인교 사원이 혼재해 있다.
총 34개의 석굴사원이 산허리를 따라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같은 장소에 여러 종교가 거쳐 갔는데도 문화적인 훼손이 전혀 가해지지 않았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엘로라로 가는 길은 꽤 고되다.
아우랑가바드에서 한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이때 로컬버스를 타는 일은 전쟁같다.
밀고 밀치고, 길이 험해 서서 가기가 무척 힘들어 자리싸움이 치열하다. 힘겹게 올라봤자 헛수고다.
힘센 장정들이 먼저 올라와 두세명이 앉을 자리를 넓게 차지해 자리를 맡아 놓고,
빈자리라고는 모두 창문으로 가방을 던져 맡아놓은 것들이다.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지지만, 무턱대고 미워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한참 뒤에 노부모, 아내, 딸들이 버스에 오르자, 장정들은 일어나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다.
한 남자는 자기 노부모를 앉힌 뒤, 자신의 자리를 나에게 양보하기도 했다.

아, 정말 미워할수도 이뻐할수도 없는 인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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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사원인 카일리쉬 사원은 엘로라의 가장 대표격인 사원이다.
카일라쉬 전경을 위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 우리를 인도 서부에서 중부로 내려오게 한 결정적인 이유였으니 말이다.

놀라운 것은 거대한 하나의 바위덩어리를 위에서 구획을 잡은 뒤 정과 끌을 이용해 깍아 내려가며 조각을 했다는 것이다. 한세기 이상에 걸쳐 만들어졌다는 이 사원은 깍아낸 돌만 20만톤에 달하고,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과 비교해도 무려 두배에 달한다고 한다.

사원의 웅장함과 섬세함은 그 종교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가늠하게 해준다.
그러나 나는 무엇보다 데칸고원에 감동한다. 현무암의 용암지대가 수천년간 풍화작용을 거친 데칸고원이야말로
이 종교예술을 잉태한 어머니가 아닐까,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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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샨티퀸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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