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1.15
데칸고원 4편- 로너르
 

사용자 삽입 이미지출처: http://geology.com/nasa/lonar-impact-crater.shtml



로너르는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에 있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운화구이자, 현무암 지대에 형성된 유일한 운화구이다. 구덩이의 지름이 1.83km, 호수의 깊이가 150m, 생긴지는 5만년정도 밖에(?) 되지 않는 젊은 운석에 해당한다고 한다.

아우랑가바드에서 14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길래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왠만한 가이드북에는 소개도 되어 있지 않고, 론리플래닛에도 한 페이지 구석에 적은 정보만을 담고 있었다. 아우랑가바드에 묵고 있던 숙소 주인에게 가는 길을 물어보자, 도대체 거기를 왜 가려 하냐고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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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터미널에 가서 오전 11시에 출발하는 와이짐 행 버스를 타야 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10시부터 터미널에 도착해 있었다. 차 간판이 힌디로만 써 있어, 플랫폼에 정차하는 버스운전수마다 붙잡고 와이짐 가냐고 물어보는데, 모두 아니란다. 한 버스 승무원이 와서 어디 가냐기에 로너르라고 했더니 와이짐에 가서 갈아타면 된다는 것이다. “잉?그게 아니라, 와이짐 가는 도중에 내리면 된다던데?” 그러자 “you must change" 당당히 말하고 사라진다. 혼란스럽지만 우선 와이짐 버스를 타야기에 기다려본다. 11시가 넘도록 버스가 오지 않아 초조해지는데 이번에는 다른 승무원이 다가온다. ”you're late. before 5 minute, the bus left"이러는 것이다. “그럴리 없다. 내가 한시간 전부터 여기서 모든 버스를 붙잡고 물어봤다”라고 했더니 그 승무원은 계속해서 이미 떠났단다.

너무 놀라고 화가 난 나머지 안내 창구에 가서 따졌다. 터미널의 수장격인 사람이 나와서 “no change"가 맞고, 버스는 곧 도착할 것이라고 말해줬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참견이라며 분을 삭이고 있는데, 가방을 지키고 앉아있던 협이가 현지인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which county?", "what's your name?" “one photo"를 외치는 현지인들(아이들도 아니고 어른까지!) 사이에 앉아 있는 협이 모습이 한류스타 저리가라이다. 피곤하다는 듯이 협이가 한마디 한다. "으아, 인도는 정말 호기심 천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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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을 다 빼고 와이짐행 버스에 올랐다. 말이 145km이지 로컬버스로 5시간이 넘게 걸려 도착했다. 숙소는 주에서 운영하는 MTDC tourist complex외에는 대안이 없다. 더블룸이 720루피, 도미토리는 일인당 156루피란다. 당연히 도미토리를 선택했다. 그래도 지금까지 머문 숙소 중 가장 비싼 가격이다. 침대 30개가 넘는 넓은 도미토리였으나, 손님은 나와 협이 단 둘뿐이다.

운화구를 바라보며 저녁을 먹고, 호수를 물들이며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호수 가까이로는 푸르른 녹지가 빙 둘러져있고, 그 위로는 예의 데칸고원의 황량함이 펼쳐진다. 외국인 한명 찾을 수 없는 시골마을에 앉아 5만년 전에 떨어진 운석의 흔적을 바라보고 있자니, 비현실적이면서도 조금은 특별해진 느낌이 든다.

해가 지자 인적이 끊기고 새들의 노래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온다. 안내책자를 보니 공작새, 해오라기, 쇠물닭, 왜가리, 물닭, 하양 목 황새, 댕기물떼새, 노랑할미새, 농병아리, 벌잡이새(green bee-eater), 재봉새 등등이 깃들어 산다고 한다. 

샤워를 하러 샤워실에 갔더니 팔뚝만한 도마뱀이 버티고 있었다. 너무 놀랐지만 누군가에게는 사랑받는 도마뱀이라는 생각을 하며, 협이를 불렀다. <협이의 도마뱀 사랑은 이곳에!  2008/06/12 - [샨티 인디아] - 인도여행- 푸쉬카르 RADIKA PALACE> 물을 몇 번이나 끼얹었는데도 도망가지 않아, 결국은 남자샤워실에서 샤워를 했다. “근데 쟤는 진짜 못생겼다. 보통은 손바닥길이 만한데, 나도 저런 건 처음본다” 이곳에는 협이도 감당 못하는 도마뱀이 살고 있다. 아침에는 숙소 옆 담으로 커다란 원숭이들이 뛰어다닌다. 이번에도 협이가 한마디 한다. "동물의 왕국이 따로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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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호수가로 내려가 정글 탐험에 나섰다. 땅과 물이 만나는 곳이 부식이 되는지 냄새가 좀 났다. “냄새까지 나는데 설마 여기서는 목욕 안하겠지?”협이와 우스갯소리를 나눈다. 마을을 가로질러 다니는지 오솔길을 따라 몇몇 현지인들이 오가고 있었다. 그들을 따라 가봤더니 힌두 템플이 나타났다. 아뿔싸, 현지인들이 우는 갓난 아기까지 호숫물에 담그며, 목욕을 하고, 물을 마시고 있는 것이다. 이번엔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역시 인도는 못 말려!"
 

사용자 삽입 이미지숙소에서 내다보이는 로너르 전경, 소떼, 염소떼가 조용히 지나간다.









Posted by 샨티퀸 트랙백 0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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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레디오빠 2008.06.27 02:39 신고

    사진이 빙글빙글 돌아가서 한참 돌려봤습니다. 빙글빙글 돌며 사진 찍으신 분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2. addr | edit/del | reply 함피 민병규 2008.06.27 02:48 신고

    오~ 멋진데요..
    암튼 인도는 무궁무진~~~~~

  3. addr | edit/del | reply 줄리앙동키보이 2008.06.28 02:02 신고

    운화구사진 너무 멋져요 ㅠㅠ

  4. addr | edit/del | reply 샨티퀸 2008.06.28 09:51 신고

    위에 세분 다 올빼미 체질이시군요. 모두 새벽 두시 넘어 방문이시라니^^

  5. addr | edit/del | reply JUYONG PAPA 2008.06.28 11:54 신고

    파노라마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그럼 더 멋진 사진이 완성되지 않을까요.

    • addr | edit/del 샨티퀸 2008.06.28 12:49 신고

      동생이 파노라마 만들라고 찍은 건데, 제가 잘 못 다뤄서 그냥 올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