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1.22
바라나시 2편- rainy varana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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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No Boat"라고 쓰고 다녀야 할 정도로 호객행위가 극심했다던 바라나시의 배들은 모두 정박해 있다. 20명가량 샤우팅을 하는 사람들을 태운 큰 배만이 가끔씩 지나갈 뿐이다. 주정부가 얼토당토않은 세금을 부과하기로 하자, 뿔이 난 뱃사공들이 일제히 파업에 나선 것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 힘든 현실을 그들은 정녕 모른다는 말인가. 

하루 종일 몸이 아팠는데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비가 내린다. 숙소에 다다라 강가를 바라본다. 비에 젖은 강가가 뽐내는 아우라는 정말 근사하다. 아픈 것도 잊었다. 아니 걱정되지 않는다. 비 때문에 아팠던 거니까 비가 그치면 괜찮아질 것이다. 이유 없이 아팠던 몸에 생리가 시작되면 마음이 놓이는 것처럼 아픔 자체보다는 불안이 고통인 셈이다.

밤새 천둥번개와 함께 비가 내린다. 가트변엔 인적이 끊겼다. 번개가 칠 때마다 어둠속에서 강과 그 위에 정박해 있는 배들이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이어폰을 꽂았다. 스티브 바이의 boston rainy melody를 듣는다. 똑같이 쳐주겠다며 애인이 보내준 곡이다. 그해 여름 지루한 장마가 이어지는 내내 귀에 적응을 시킨 탓일까, 비가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스티브 바이를 찾게 된다. 빗줄기처럼 기타소리가 시원하게 가슴을 스크레치한다.

빗속에서 T양과 J군이 떠났다.
“부탁이 있어요. 꼭 받아주세요.”라며 T양이 꺼내든 건 버터쨈과 딸기쨈, 럼주, 그리고  <동물농장>과 <이방인> 책 두 권. J는 자신이 쓰던 인도 핸드폰을 건넨다. “저는 곧 아웃할거 같아요. 누나가 제일 필요할 것 같아서요” 이런 걸 덥썩 받아도 되는지 주저하는 나에게 “저도 받은 걸요. 다음에 필요한 여행자에게 주세요”라며 생색 한번 안 낸다. 진정한 여행객은 존재 자체로 위로가 된다. 그리고 전염시킨다. 넉넉함 마음, 여행의 열쇠를 건네받은 기분이다.

날이 개이고 강가위에 성업 중인 배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
“헬로 보트?” 느끼한 뱃사공들의 호객행위에 기꺼이 넘어가 줄 준비가 되어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한참 멀리 달아난 T양과 J군의 뒷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Posted by 샨티퀸 트랙백 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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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딸뿡 2008.07.17 13:53 신고

    멀리 달아난 두 분의 모습이 보여요. 남자분, 여자분.... 바라나시에 다녀오셨구나... 괜스레 카메라 때문에 밟지 못한 두 곳이라... 아련하다니까요. 애인님이 그래서 이 곡을 똑같이 쳐주시던가요? ^^ 바라나시에 갔던 동생이 새벽녘에 배를 탔던데.. 새벽안개 올라오는 분위기가 참 좋더라고요.

    • addr | edit/del 샨티퀸 2008.07.17 15:46 신고

      딸기뿡이님! 사연이 있으셨군요.“ 바라나시를 보지 않았다면 인도를 본 것이 아니다. 바라나시를 보았다면 인도를 다 본 것이다”이런 말은 그냥 모른척 하세요. 아...죄송! ㅎㅎㅎ

  2. addr | edit/del | reply 따라 2008.07.25 22:28 신고

    비가 계속 쏟아져서 또 인도 생각.
    바라나시를 떠나는 전날 밤에도 이렇게 쏟아졌었는데!

    아, 조다악바르 보고 왔는데
    혹시 기회 되시면 꼭!!!! 보세요!!!
    인도에서 봤으면 훨씬 재밌었겠지만 ㅜ_ㅜ
    영화보는 내내 인도 가고 싶어서 울컥울컥..

    • addr | edit/del 샨티퀸 2008.07.25 23:31 신고

      흠 이분은 D양이신가, T양이신가 ^^
      조다악바로는 오늘 봤어야는데, 얼레벌레하고 있다가 놓치고. 지금 내일 옴샨티옴 표 수소문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