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1.26
바라나시 3편 - "보트 위에서 바라보는 바라나시가 가장 아름답다."

비가 내리는 동안 전기공급 상태가 좋지 않았다. 냉장 음식이 상했는지 배탈이 났다. 나는 잠깐 그러고 말았는데 협이는 연일 상태가 안 좋다. 비 내리는 바라나시가 낭만적이라는 것은 여행자만의 만용이었나 보다. 우기가 되면 하수구가 범람하여 온갖 쓰레기와 오물이 둥둥 떠다니고, 전염병이 나돌고, 집을 두고 피난을 가기도 한단다. 이것이 현실이다.
 
어제는 원숭이 떼가 방안의 바나나와 파파야를 습격했다. 빨래를 하고 있는데,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원숭이 열 마리 정도가 옥상에 모여들어 내 바나나와 파파야을 먹고 있었다. 뺏을 수도 없고 잠시 어이없게 바라보다 사진을 몇 장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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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수업을 마칠 시간이 되도록 늦잠을 자는데, 마노지가 또 다시 방문을 두드린다. 마지못해 일어나 요가를 시작한다. 방에서 옷과 이불을 뚤뚤 말고 있는 것보다 햇볕 아래 누워 있는 것이 훨씬 따뜻하다.

요가를 하다말고 내다본 강가에는 드디어 보트가 성업 중이다. 지리한 파업도 끝난 것이다.
보트를 타고 가트변을 돌고, 강 건너편에 있는 모래사장도 밟았다. 아, 이럴 수가! 내가 늘 앉아있던 자리가 새롭게 보인다. 가트변의 건물들이 오래된 성처럼 고혹적인 매력을 풍긴다. 등잔불이 어둡듯 그곳을 매일 지나다니면서도 몰랐던 것이다. 단언컨대, 바라나시는 보트 위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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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오늘은 1월 26일 인도건국창립일이다.
일층에서 세러머니가 이어지고 핸섬 모한은 스윗을 들고 올라온다. 건국일 축하 인사를 건넨다. 모한은 숙소 내에 있는 템플에서 뿌자(종교의식)을 집행하는 사제이다. 잘 생겨서 “핸섬 모한”이라고 부르자, 나에게 “순달 상화”라고 부른다. ‘이쁘다’라는 뜻의 힌디어다. 웃는 모습이 무척 해맑은 친구이다. 그러나 힌두교 의식에 대해 얘기할 때면 엄청난 프라이드가 느껴진다. 특히 숫자 30처럼 생긴 인도에서 가장 많이 보는 문자 “옴”이 무슨 뜻이냐고 묻자, “이 안에 비쉬누, 쉬바, 브라흐마 힌두 3대 신이 다 담겨 있어. 그래서 가장 파워풀한 힘을 갖고 있지. 즉 창조, 질서, 파괴가 이 속에 다 들어있는 거야”라고 답한다. 그 누구에게 들은 것보다 정확하고 쉬운 설명이다.


처음엔 나뿐이었는데 비쉬누에는 어느새 한국 사람으로 가득하다. 비가 그치고 보트가 성업 중이고 바라나시에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한다. 협이가 아웃할 시간이 다가온다. 슬슬 움직일 때가 된 것 같다.









Posted by 샨티퀸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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