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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2.21
자이살메르

낙타 사파리를 떠났다.
처음에는 무서워 소리를 지르다, 익숙해지면서부터는 슬슬 졸음이 몰려온다.

협이는 불편하다고 복대도 차지 않고 공동숙소에 여권을 놓고 나간다. 나중에 잃어버려도 신경 안 쓸꺼라고 쏘아부쳤더니, 뚱하게 앉아 아침도 먹지 않겠단다.

숙소주인장인 띨뚜 차를 타고 사파리 출발지까지 이동한다.
“하레하레하레람, 하레 크리스타나 하레 람” 카 오디오에서 울려퍼져 나오는 노래에 맞춰 띨뚜는 손가락 춤을 춘다. 당시 인도 거리 어딜 가나 울려퍼지는 노래이다.

우리 팀은 총 21명이다.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단체배낭 팀과 우연히 같은 날에 떨어진 연유에서이다. 사막에서 낙타 몰이꾼들이 해 주는 커리밥을 먹고, 저녁엔 모닥불을 피워놓고 둘러앉아 치킨 바비큐를 뜯으며 여기저기 여행담이 쏟아져 나온다.

골이 난줄만 알았던 협이는 속이 안 좋다고 하더니 열이 나서 결국 한끼도 먹지 못하고 오한에 떨고 있었다. 먼저 침낭을 펴고 눕게 했다. 12월의 사막은 몹시 춥다. 챙겨온 옷가지를 둘둘 말아 침낭 속으로 밀어넣으며 협이의 몸 상태를 살핀다. “괜찮으니까 가서 놀아. 결정적인 순간에 이런 적이 한두번이 아냐. 군대 갔을때도 처음에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몸살이 나서 말도 못하게 고생했어” 누나이면서 군대 얘기를 처음 듣는다. 괜찮다는 협이의 말에는 축제를 함께 할 수 없는 아쉬움이 묻어난다.  

옆에서는 캠프파이어를 둘러싸고 웃음꽃들이 피었다. 일행중엔 신정환과 소지섭을 닮은 녀석들이 있었다. 지섭은 방갈로르에서 유학중이고,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시장조사겸 여행을 하고 있다. 단체팀으로 오신 한 동대문 어르신과 술잔을 주고 받는다. “첫째, 술을 잘 마셔야 해요. 밤새 술 마시고 나면 다음날 아침까지 책임을 져야지. 그러니까, 둘째, 목욕탕 접대가 필요한 거예요. 보통 목욕탕까지 같이 가보고 나야 내 사람이 되는거니까. 이렇게 하루에 세명 이상씩만 만나면 돼요. 이게 사회생활의 기본이예요” 지섭은 스스럼없이 성공의 비결을 묻는다. 내게도 여의도 생활에 대해 물어온다. “글쎄, 그게 싫어 떠난 사람인데, 내가 해줄 말이 없네”

사파리는 보름달을 피해야 한다는데, 달이 휘영청 밝다. 파란 하늘 아래 누워 잠을 청한다. 새벽 무렵 눈이 떠져 하늘을 올려다보니 어느새 달이 물러나고 까만 하늘에 별들이 촘촘하다. 모두 잠든 시간 홀로 사막에 누워 길게 떨어지는 별똥 하나를 봤다. 누군가의 오래된 꿈을 대신 이룬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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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샨티퀸 트랙백 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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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chapi 2008.06.19 01:28 신고

    사라질 발자국이지만 사진과 맘에는 흔적을 남겼군...

    • addr | edit/del 샨티퀸 2008.06.19 01:40 신고

      모든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지금의 내가 있는거겠죠? 그러니 그 매순간을 사랑할 수 밖에! 굿나잇, 채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