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수진안네님 그림전시에서>

여행을 꿈꿀때나, 여행 길 위에서나, 여행에 돌아와서도 마찬가지로 언제나 기분좋게 찾는 나만의 공간이 있다.  
soo-jin.com 여행하며 그림그리는 수진안네님의 홈페이지다.

수진안네님의 일상기록과 작업소식을 매일 전해들은지 어느새 4년, 하루는 홍대 근처에서 우연히 마주쳐 나만 혼자 알아보고는 연예인을 본 것보다 더욱 가슴 설레여 했던 기억도 있다. 스토커도 아니고... ^^;;

그런 수진안네님과 오늘 조우했다. 퇴근 후 이태원에 두평 남짓 작은 공간, 그림집에서 열린 일기쓰는 마음
수진안네님 전시를 찾았기 때문이다.

작은 엠피쓰리 창에서 쏟아지는 연속 그림들, 연상작용으로 이미지를 이어가듯 스토리를 들려주는 그림 플래쉬들이 수진안네님의 일기장을 들여보듯 조용히 펼쳐졌다. 여행중에 짠 루트와 일정들이 들어간 메모장도 작품이 되어 아우라를 뿜고 있었다.

계속 쉬려고만 하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일기말도, 살다보면 뜻하지 않게 날아와 박혀버리는 가시그림 이야기도, 모두 귀엽고 엉뚱하고 뭉클했다.

정해진 틀 속에 들어가지 않고 자신만의 생활방식을 만들어가기 위해 애쓰는 땀방울과 눈물방울이 녹아있는 수진안네님의 기록들은 여행을 꿈꿀때보다 여행을 다녀온 뒤 더 큰 위로가 되어 주었다. 

안네님의 그림도 너무 훌륭하지만, 그림 그리고, 여행하고, 그 기록과 그림들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 안네님의 삶은 그 자체로 예술이고, 대안적인 모습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오랫만에 매일 걷던 퇴근길에서 살짝 벗어나 두뼘의 그림집에서 소중한 전시를 보고, 나란히 한 무인음악감상실을 소개받고,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이태원 골목길을 걷고 있자니, 치앙마이에 있을때 초대받아 갔던 빠이의 사진작가 랏의 전시회 생각도 나고 손그림을 잘 그리는 동생 사뇨도 생각나고 그랬다.

그래도 매일 사무실로 출근하고, 일년에 일주일 찾아오는 휴가를 선택한 나의 삶도, 퇴근 후 좋아하는 여행그림작가의 전시를 보고 돌아가는 귀가길도, 모두 만족스럽고 행복하다.

노동과 일상이 있어  나는 오늘도 꿀 수 있으니까,


<치앙마이, 랏의 사진전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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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샨티퀸 트랙백 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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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바람처럼~ 2009.10.27 22:19 신고

    여행자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시네요 ^^;

    • addr | edit/del 샨티퀸 2009.10.30 23:51 신고

      네, 요즘엔 정장도 입고 하이힐도 신습니다. 이것도 여행하는 마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