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메이트

2008.06.03 15:52 from 샨티샨티 인디아

여행에 앞서 이사를 해야 했다. 반지하 집 창문에 변태가 기생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환영 같은 건줄 알았다. 그러니까 내 착각 말이다.

인도여행 정보를 검색하며 숙소 창문으로 누가 엿본다, 숙소 주인이 찝적거린다는 내용의 글을 너무 많이 봤던 탓일까. 창문 사이를 누가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실은 보았다. 그러나 창문 사이 공간은 사람이 들어가기에 너무 협소하고 새벽 3시가 가까운 너무 늦은 시각이기에, 애써 아닐거라 생각했다. 감각이라는 것도 믿을 만한 것은 못 되니까, 실재가 아닌데도 보이고 들리는게 감각이 아니던가. 불안의 투사이지 실재는 아닐 거라고 위안 아닌 위안을 했더라는 것이다.

그런데 며칠뒤 샤워를 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창문을 올려다 보았다. 이번에 발견한 것은 조용히 창문을 열어젖히려 하는 남자의 손가락의 움직임이었다. 아니 이게 왠 공포영화인가. @@

그 시간 역시 새벽 두시. 남자친구가 택시를 타고 일산에서 넘어오고. 경찰에 전화를 하고.
그날로 정신없이 발품을 팔고 결국 언니네의 도움을 받아 이사하기까지 꼬박 2주, 지옥이 따로 없었다.

그 와중에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는 것은 바로 인도!! 왜 굳이 인도였느냐 하는 것은 없었다. 모든 배낭여행의 관문이 인도라 하지 않던가, 이것도 못하면 아무것도 못해. 무조건 “고” 그런 마음이었다. 배포좋게 질러놓고 놨더니, 가이드북을 펼치자 바가지 요금은 기본이고, 온갖 거짓말과 사기에, 길을 걸어다면서도 성추행한다,는 식의 경고성 문구들이 한페이지 걸러 한번씩 등장한다. 공항에서 델리 시내로 빠져나가는 그 시작에서부터 사건사고가 비일비재 하다는 말에 나는 신경쇄약 직전의 여자가 되어 버렸다.

동행이 있으면 나으리라. 더도 말고 두달만 같이 여행하고 적응이 되면 혼자서 두달쯤은 문제 없겠지. 하는 계산을 깔고 방학을 맞는 남동생을 보디가드로 고용했다.

- 경비는 내가 댄다, 누나로서 주는 마지막 선물이다. 나랑 인도가자.
- 응? 난 일본 가고 싶은데.
- 끙, 오냐. 도쿄로 스톱오버 하자.

이리하여 여자 혼자 하는 여행의 불안을 한큐에 날려버리고
다섯살 터울 남동생과 여행을 떠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반지하 화곡동 집사용자 삽입 이미지이사한 충정로 집사용자 삽입 이미지나무도 한그루 심었다.







'샨티샨티 인디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도여행-낙타  (2) 2008.06.07
인도여행-델리 도착  (2) 2008.06.06
13 : 3  (2) 2008.06.06
인도여행-여행 준비  (0) 2008.06.05
여행메이트  (6) 2008.06.03
여행을 떠날 시기  (5) 2008.05.28
Posted by 샨티퀸 트랙백 0 : 댓글 6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addr | edit/del | reply 조은혜 2008.06.24 14:59

    아이고..나쁜 변태놈!!!!!!!!

  2. addr | edit/del | reply betterstory 2008.08.12 02:16

    나무짱!

  3. addr | edit/del | reply io_love&free 2013.01.03 14:36 신고

    아......첫 번째 인도여행 사촌 남동생 꼬셔서 갔던 제 경우랑 비슷해서 놀랐어요!(>_<)

    • addr | edit/del 샨티퀸 2013.01.14 16:05 신고

      나도 효선씨가 인도여행 다녀왔대서 너무 반가웠어, 처음 버스에서 마주쳤을때부터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었는데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