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2.17
드디어 인도에 도착이다. 착륙 시간이 가까워지자 그만 되돌아가고 싶다고 외치고 싶을 만큼 두려움이 엄습해온다. 도착시간 오후 5시, 공항을 빠져나가는데 무리없는 시간인줄 알았는데 이미 안개인지 어둠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대기 속에, 희뿌연 안개 위로 어둠이 내리고 있다.

뉴델리역 앞의 빠하르간즈까지 도착하는 것이 첫번째 관문이다. 이곳을 무사통과 못하고 되돌아갔다는 이들의 얘기들이 자꾸만 떠오른다. 공항에 내려 프레페이드 부스를 찾아가 예약을 한다. 공항 앞에 장사진을 친 사람들이 남의 실러버스를 들여다보며, 기사를 찾아준다.

미리 실러버스를 주면 아무데나 내려놓고 내뺀다기에 긴장을 하고 택시에 오른다. 아니나 다를까, 택시를 타자마자 기사는 실러버스를 요구한다. 익숙하지 않은 인도 억양의 영어로 그는 그의 말만 나는 내릴 때 주겠다는 나의 말만 반복한다.

순간 화가 났다.
“내려!” 다른 택시로 바꾸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협이와 배낭을 들고 내린다.
기사가 몹시 당황한 기색으로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더니 경찰을 데리고 온다. 실러버스 공증을 위한 경찰의 도장이 필요했던 것, 결국 기사에게 실러버스를 넘기지 않은 채 내 손으로 도장을 받고 택시에 오른다.

미안해지는 마음 한편, 불안감은 더욱 커져간다. 공항에서 빠하르간즈까지 30Km라는데 한시간을 달린다. 기사는 자꾸 옆의 차들과 눈짓을 보내는 것 같다. 사람들이 자꾸 쳐다보는 것 같아 스카프를 둘러 얼굴을 가린다. 기사는 계속 통화를 한다. 혹시 일당들과 통화를 하면서 우리를 막다른 골목으로 끌고가는 건 아닐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어수선한 골목에 택시가 선다.  막다른 골목은 아니겠지 경계를 늦추지 않는데, 뉴델리 역 간판이 보인다.

“정말 미안하다. 아까는 네가 하는 말을 못 알아들었다” 실러버스를 건네며 정중히 사과했다.
“노 프라블럼” 악의 없는 기사의 뒷모습이 이제서야 제대로 보인다.

성질부터 부리고 시작한 여행길,
작은 해프닝이 쑥스러운 웃음과 함께
마음의 여유를 만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튿날 소똥, 쓰레기들, 구걸하는 사람들, 호객행위 하는 사람들을 헤치고
뉴델리역에서 자이살메르행 기차표를 예매한다. 타임테이블 없이도 점원의 도움을 받아 쉽게 기차표를 예매했다.

역에서 만난 서양인 부부, 우리처럼 이제 막 도착한 사람들인가보다. 눈이 마주치자 어깨를 으쓱하며 웃는다. 그 짧은 시간, 눈빛과 몸짓 속에 동병상련 같은 것이 느껴진다. 혹시나 정보라도 얻을까 하는 마음에 코리안카페 인도방랑기를 찾았다.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갈 영록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에게 얘기를 들으니 뉴델리역에는 끌고 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고 한다. 막 인도땅에 도착한 사람이 떠나는 자의 여유를 시샘해본다. 

양치를 하려다 말고 구역질이 난다. 자는 내내 가려움에 몸을 득득 긁는다. 코를 풀면 세 번까지는 검은 물이 나온다. 그러나 아침에 눈을 뜰때쯤 들려오는 “왈라왈라 달랄라” 혀속에서 구슬 굴러가는 듯한 델리사람들의 말소리가 기분좋다.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하는 안도감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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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샨티퀸 트랙백 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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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io_love&free 2013.01.03 14:41 신고

    밤 늦게 빠하르간지에 도착했을 때 그 거리를 지배하던 시컴한 개들과 버티고 앉아있던 소들을 보고 경악, 이곳이 인도인가 내가 인도인가 쟤가 인도인가 하고 어버버버 했던 기억이 나네요. 흐흐(앗, 저 정효선입니다!;;)

    • addr | edit/del 샨티퀸 2013.01.14 16:07 신고

      벌써 5년전이라니... 시간 참 빨리 흐른다. 그래도 인도는 변함없는 모습으로 오늘도 내일도 있을테니, 그게 가끔 위안이 되곤 해.